외 토 하 늘 가 마 을

2021년 8월 13일(금) 외토하늘가마을 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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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13일(금) 외토하늘가마을 일기

외토하늘가 2021. 8. 13. 20:05

어제 저녁에 갑자기 비가 내려서

미처 말려 놓은 참깨를 덮지 못해서

참깻단이 비에 흠뻑 젖었습니다.

 

오늘도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서

젖은 참깻단을 말릴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낮에 해가 떠서

젖은 참깻단을 다 말릴 수 있었습니다.

 

매일 참깻단 앞에 앉아 있는 아내를 보면서

이렇게 정성스럽게 참깨를 농사 짓고 있는데

정성에 비해서 그 값어치는 너무 낮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농산물이 그렇습니다.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땀과 정성과 노력을 알면

농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말을 하지 못할 겁니다. 

농사짓는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농산물 가격이 터무니없이 쌀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오죽하면 고생해서 지은 농산물을 트랙터로 갈아버릴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점점 기업농이나 수입농산물,

그리고 인건비와 농자재 값의 상승으로 인해서 

더 이상 농사 짓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채산성도 안맞고

농사 지어서 먹고 살기도 힘들고,

농사 짓는 것도 너무 힘들고...

 

그래서 농촌이 점점 비어가고

농업이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농촌이 살고, 

농촌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농사짓는 농부들이 많아지고, 

농사 지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시대는 언제쯤 올 수 있을까요?

 

요즘 김장로님은 고추를 따고 말리시느라고 바쁘시고,

진장로님은 참깨를 베서 말리시느라고 바쁘시고,  

이집사님은 어전 농장에 새로운 모종을 심기 위한 준비를 하시느라고 바쁘시고, 

신집사님은 꽃작업을 하시느라고 바쁘십니다. 

 

바쁘게 사시는 일상 속에서도

기쁨과 감사와 행복이 넘치시기를 기도해 봅니다. ^^

<마을 입구 길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는 백로 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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