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6일(수) 외토하늘가마을 일기
오늘 새벽까지 비가 비가 내리더니
아침에는 비가 그쳤습니다.
잠깐 햇살이 뜨기는 했지만
하루종일 흐렸습니다.
오늘은 텃밭에 새방지그물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30평 정도 되는 텃밭에
플루오트를 비롯하여 복분자, 블루베리 등 여러가지 과일나무들과,
다양한 채소들을 심어 놓았는데,
과일이 익을 때쯤이면 새들이 날아와서
과일들을 초토화 시켜서 한개도 못 먹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때는 고라니가 내려와서
채소 잎들을 다 잘라먹어 버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그물망을 쳐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물망을 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마음을 먹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물코가 여기저기에 걸려서 일이 얼마나 더디고 힘드는지...
그리고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기온도 높고 습도도 높아서
얼마나 더운지...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작업을 했지만 결국 오늘 일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내일 오전에는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새들도 먹게 내버려 두고,
채소로 고리니가 먹어 버리면 남는 것만 먹으면 되고...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다보니
농사짓는 의미가 별로 없어져 버렸습니다.
고생해서 농사를 지어서
수확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새들이나 고라니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어떤 어르신이
고라니 피해가 심해서 고라니를 잡아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사람과 고라니가 함께 살아가야지,
사람 살겠다고 고라니를 잡으면 쓰겠남!' 하시는 말씀을 듣고
한참을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농부도 큰 피해를 안보고
동물들도 먹고 살고...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도 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수확을 했고,
또 그동안 비가 오고 햇살이 안좋았기 때문에
오늘은 토마토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오늘도 꽤 많은 양을 땄습니다.
그 덕에 땀도 많이 흘리고 일도 힘들었지만,
내일 좋은 가격을 받을 기대를 하면서
힘듬을 잊어 봅니다.
외토 들판에서는
김집사님과 정권사님이 양파를 캐신다고 수고 하셨고,
신집사님과 이권사님은 국화에 살충제를 치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니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