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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일(수) 외토하늘가마을 일기

외토하늘가 2020. 9. 2. 19:26

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 경남지역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하루 종일 태풍 소식에 궁금해 하며 보냈습니다. 

 

하늘가 식구들 가운데는 

하우스 농사를 짓는 분들도 있고,

하늘가마을에도 드림하우스가 있어서

태풍 소식은 늘 걱정하게 만듭니다. 

 

특별히 이번 태풍은 하늘가식구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경로를 가지고 있어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태풍의 전령사로 먼저 비가 뿌렸습니다. 

아침부터 마치 빨랫줄 같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칠 줄 모르고 한시간 이상 퍼부었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하늘가 다리가 물에 잠겼습니다. 

지금까지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다리 수위가 거의 바닥이었는데

얼마나 비가 많이 왔는지

금방 넘쳐 버렸습니다. 

오늘 밤에는 태풍이 지나가면서 비가 더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어떻하든지 빨리 다리를 빠져 나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다리를 주시하다가

오후 3시경, 

다리에 넘치는 물이 많이 줄어든 틈을 타서 

다리를 건너갔습니다. 

 

제 아내가 퇴근하고 다시 다리로 돌아와 보니

다리에 물이 다 빠져서 통행이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잠을 자려고 준비를 다 해놓고 나갔지만

다시 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고 다리가 다시 잠길 것 같으면

금방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8시가 다 되어도

비는 내리지 않고 다리에 수위는 더 내려갔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없었더라면

신경 안쓰고 편히 쉴 텐데...

 

비가 많이 오고 다리가 넘치면

내일 출근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밤 늦게라도 밖으로 나가서 잠을 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삶이 불편은 하지만

또 나름대로의 삶의 즐거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큰 다리가 놓아지만

아마도 이렇게 다리가 넘치고, 

고립되고, 

밖에 나가서 자고... 하는 일들이..

다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 

즐거운 추억으로...